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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운 죽음 - 딘 플레밍박사목회자

물가의나무 작성일 17-03-07 15:11 1,312회 0건

본문


은혜로운 죽음 (글: 딘 플레밍박사, 번역: 김은엽목사)

아무도 받고 싶지 않은 전화였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말은 내게 불의의 일격이었다. “아버님께서 쓰러지셨습니다.”

그 때까지 아버님은 활발하게 활동하시면서 나이 80대 말에 접어들고 계셨다. 연세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힘이 넘치셨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셨으며 아주 오래 사실 것 같아 보였다. 어머님이 아프셨을 때 불평없이 돌보셨고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 재혼한 새어머님이 아프셨을 때도 쉴 틈없이 간호하시면서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도 않으셨다. 그런데 지금 그 분이 쓰러지셨고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태가 되신 것이다.

병원에 입원하여 각종 테스트를 하였다. 어지럼증과 함께 나타난 검사 결과는 좋지 않았다. 뇌 촬영 영상에 나타난 점은 종양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조직검사한 결과 암이었는데, 치료하기 쉬운 암이 아닐 뿐 아니라 4기의 악성종양이었다.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주밖에 못 산다는 소견이 들려왔다.

“오, 주님! 저는 이런 상황을 맞을 준비가 아직 안되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기도했다. 나에게는 아버지일 뿐 아니라 절친한 친구였고 멘토였으며 영적인 표본이셨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때 아버지를 조교로 두시고 나를 강의실로 이끄신 것임을 후에 알게 되었다. 강의 제목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였다.

요한 웨슬리가 감리교도들에 대해서 이런 유명한 말을 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우리 감리교도들은 멋지게 죽습니다.” 그 개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웨슬리가 말하고자 했던 잘 죽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와 함께 했던 마지막 몇 주동안이었다.

아버지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행동들을 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나의 관점은 심오하게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깨닫게 된 나의 생각을 쓰게 되었다. 바라는 것은 죽음의 실재를 피하기 위해 애쓰는 이 사회 속에서 나의 글이 꼭 필요한 말이 되는 것이다.

오랜 순종

보잉 737기에 몸을 싣고 캔사스시티에서 아버지가 은퇴하여 살고 계신 플로리다로 가면서 나는 조금 전 내가 받은 전화의 내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을 하였다. 의사가 말한 것보다 뇌에 있는 암은 훨씬 더 심각한 것이었다. 예후가 좋지 않았다. 비록 내 감정은 혼란스럽고 소용돌이치고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깊은 내적 평안을 주셨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어색하고 불편할까봐 걱정했지만 아버지께서 그렇게 만들지 않으셨다. 우리는 주말동안 함께 웃었고, 울었고, 기도했고, 회상했으며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는 이렇게 털어놓으셨다. “나는 내 삶을 사랑했다. 내 가족은 나에게 기쁨을 줬지. 난 네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내가 이 병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아. 난 항상 그랬듯이 하나님의 돌보심을 믿으니까.”

“난 항상 그랬듯이….” 아버지는 잘 죽는다는 것은 삶의 자연스러운 연장이라는 것을 내게 보여 주셨다. 유진 피터슨의 고전적인 책 제목이 떠올랐다. “같은 방향 안에서의 오랜 순종” ‘오랜 순종’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가를 포함하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감옥에 갇혀서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가운데 빌립보교회 교인들에게 그러한 태도를 입증해 보였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지금도 전과 같이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빌 1:20)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 아버지 안에 있는 평안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저장소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그 믿음은 그의 전 생애를 한마디로 규정지을 수 있는 단어이다.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내가 돌이켜야 할 것은 없어. 풀지 못한 갈등도 없고, 유감스런 일도 없지.”

그렇게 긴 기간동안 담임목사와 지방감독 등 교회의 지도자로 살아온 아버지가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지를 물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해도 아버지의 결정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기도 하고 동기에 의문을 품기도 한 일들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지는 회상했다. “내가 사역하는 동안 난 예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셨듯이 나도 단순히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단다.”

그 말들이 귓가에 맴도는 가운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내 인생을 마치는 날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영향력

두 달동안 나는 주중에는 학교에서 가르치고 주말에는 플로리다로 가는 일을 반복하였다. 감사하게도 제수씨가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아버님을 아픈 내내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었다. 그 몇 주동안 심각한 고통없이 예리한 지력을 지속적으로 갖고 계셨다. 우리는 긴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함께 했었던 여행을 회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항상 베푸셨음을 나눴다

동시에 나는 잘 죽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똑똑히 보게 되었다. 아버지의 진료를 맡았던 병원의 간호사 한 명은 아버지의 긍정적이고 기뻐하는 삶이 매우 경이로왔다고 말했고 나는 그 녀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었다. 후에 우리 집을 방문하여 돌봤던 호스피스들은 나를 불러내어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소망과 희생의 정신이 얼마나 그들을 감동시켰는지 이야기 해주었다.

어느 주말에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밖에 한번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였다. 가까이 있는 커피숍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은퇴이후에 그 가게는 아버지의 사역의 현장이 되었다. 그 가게의 종업원들 뿐 아니라 단골 손님들과도 사귐을 갖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는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그들 중 몇몇명을 위해서는 매일 기도하는 일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성령께서 이끄시면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어마어마한 사랑을 전하였다.

월요일 아침에 나와 내 동생은 아버지를 모시고 커피숍으로 갔다. 놀랍게도 15명쯤 되는 고객들이 함께 모여 밖으로 나가다가 아버지를 보고 모두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힘이 나시는지 그들과 거의 1시간가량 대화를 하셨다. 그들 중에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무뚝뚝한 은퇴자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그들 중 한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아버지의 돌보는 성품이 그들을 감동시켰고 그래서 아버지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들 중 아버지의 영향으로 예수님을 믿게 된 비교적 젊은 사람을 찾아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 내가 이 횃불을 자네에게 넘기겠네. 자, 이제 이곳은 자네의 사역지야!”

하나님은 마지막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를 통해서 그와 가까운 사람들을 넘어서서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 사용하셨다. .

매우 힘든 학기를 보내면서 나는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나의 가정의 특별한 과정에 동참하도록 했다. 즉, 아버지의 생애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들의 기도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고백하였다. 기대치 않게도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은 나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내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나중에는 내 사무실에 들러서 기도해 주었고 격려해 주었다. 또한 수많은 댓글과 문자 메세지를 통해서 그들이 만나지 않았던 그 한 사람이 그들의 삶 속에 얼마나 큰 족적을 남겼는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죽는 것은 유익한 것인가?

잘 죽는다는 것은 미국 사회의 문화적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태도를 포함한다는 것을 아버지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종양이 매우 심각한 것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고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을 때 아버지는 항암치료를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새어머니께서 투병중일 때 치료과정 중의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셨고 똑 같은 전철을 밟기를 원치 않으셨다. 내가 그런 결정을 재확인하였을 때 아버지는 남은 날의 수보다 남은 날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확실하게 말씀하셨다.

확실히 이것은 암판정을 받은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인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기본적인 생각은 의료기술에 의해 육체의 생명을 임의로 연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남은 몇 주동안 우리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과 재정문제, 그리고 장례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였다. 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나 준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셨고 그리스도 안에서 삶의 여정을 행하는 동안에 있는 자연스러운 단계로 인식하셨다.

가이사의 손에 사형당할 운명에 놓인 바울은 빌립보교회 교인들에게 이렇게 썼다.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빌 1:21) 바울은 죽는 것이 유익했다. 그것은 지상에서의 고통으로부터 안락을 누리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리스도와 직접적이고도 친밀한 만남을 위한 통로이기 때문이었다. (빌 1:23 참조)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우리의 생물학적 삶을 연장하기 위해 갈 데까지 가보자고 보통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은 미디어에 의해서 정기적으로 들려오는 의학기술의 놀라운 발달 소식에 의해 확산된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의 다양성은 우리의 건강을 향상시킬 것이고 우리 생명을 연장시킬 것이라고도 약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은 죽음에서 비켜나 있다고 생각하거나 최소한 언제, 어떻게 죽음을 맞을지에 대해 조절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동시에 미국성형학회에 의하면 노화나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외모로 만들기 위해서 미국 사람들은 매년 약 17조원을 미용을 위한 수술에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그리스도가 우리 몸에서 영화롭게 되는 사건으로 여기기 보다는, 단순히 자기 삶의 소비자로서의 자주적인 선택을 행사할 마지막 기회로 여긴다”라고 스티븐 파울이 그의 저서 “빌립보서”에서 말하였다. 생물학적 삶의 연장에 몰두함으로서 우리 사회에서의 죽음의 공포를 감춘다. 사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우리 모두가 말하거나 생각하기를 꺼리는 주제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내게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자각에 관한 모델이 되셨다. 바울처럼 그는 죽음과 삶을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만드는 기회로 여기셨다. 개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할 때에 “잘 죽는 것”에 관해서도 가르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 말들

마지막 말들이 중요하다. 마지막 말들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킨다. 아버지는 여러가지 마지막 말들을 통해 내 심령에 아직까지 스며들고 있는 은혜를 끼쳤다. 그 말들은 아버지와 함께 있던 마지막 시간에 내게 주어졌다

주말을 함께 보낸 후에 나는 오전 5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캔사스시티의 집에 가기 위해 일찍 아버지 집을 나서야만 했다. 그 시간때쯤이면 아버지는 주변을 잘 인식하지 못하셨다. 그런데 그 날은 놀랍게도 확실하게 깨어 계셨고 내게 뭔가를 말씀하고 싶어 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았고 기도를 했다. “아버지, 추수감사절에 다시 올께요.” “그래, 주님의 뜻이라면” 이렇게 대답하신 아버지는 내 손을 놓아 주지 않으셨다. 그의 눈은 내 눈을 응시하였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딘아! 넌 이세상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란다.” 난 아직도 그 말이 내 귀에 들린다.

그 주중에 나는 아버지와 화상통화를 하였다. 대화 후 마지막 인사를 하기 전에 아버지는 떠듬거리면서 물으셨다. “내가 널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니? 뭐 필요한 거 있니?” 아버지는 마지막 날까지도 그의 일생을 특징지을 수 있는 그런 태도를 유지하고 계셨다. 그리고 몇 일 후 아버지는 주님의 품에 안기셨다.

아버지의 요청에 의해서 장례식 마지막 순서는 아버지가 정정하셨을 때 녹음해 놓은 설교를 듣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어느날 하늘의 입성식에서 찬양을 부르는 것을 기대하는 듯한 그의 목소리가 예배당에 울려 퍼졌다. “주 예수 이름 높이어 다 찬양하여라. 금 면류관을 드려서 만유의 주 찬양. 금 면류관을 드려서 만유의 주 찬양”

””여러분! 믿음은 정말 가치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선포하셨다.

조문객으로 참석하여 녹음된 설교를 듣는 사람들 중에서 제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아버지가 커피숍에서 만났던 은퇴자중 한 사람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그가 보냈던 험악한 세월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아버지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아르마딜로라는 동물의 단단한 껍질처럼 마음이 상당히 굳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아버지의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그의 마음을 녹였고 마침내 그의 내면에 있던 아픔과 두려움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아버지는 그 후로 이 분에 대한 영적 부담을 계속해서 갖고 계셨다

장례식장에서 제리는 얼마나 자기가 나의 아버지를 사랑했는지 이야기하며 울먹였다. 나는 그를 안고 아버지도 그를 많이 사랑했었고 무엇보다도 그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기를 원하셨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지금도 장례식장에서 들려졌던 아버지 설교의 끝부분이 제리에게 경험되어 그를 향한 아버지의 소망이 실제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최근 나는 라디오 방송에서 한 언론인이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가에 대한 표본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내게 그런 표본들을 보여 주셨다. 그는 은혜와 존엄함, 그리고 믿음으로 죽음에 다가갔다. 수년간 나의 아버지는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 내게 많은 것을 보여 주셨다. 그러나 그가 나에게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어떻게 죽느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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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Dean Flemming은 현재 미국 중부 캔사스에 소재한 MidAmerica Nazarene University의 신약학 및 선교학 교수이다. 이전까지 그는 나사렛교회의 선교사로서 필리핀의 아시아-태평양나사렛신학대학원과 유럽의 유러피안나사렛대학에서 가르치는 사역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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